지난해 11월 파산한 미국 대형 암호화폐 거래소 FTX의 샘 뱅크먼-프리드(SBF) 전 CEO에 대한 첫 공판이 3일 뉴욕 연방지방법원에서 시작됐다. 이를 코인포스트가 4일 보도.
주목되는 재판 첫날에는 12명의 배심원을 선출하기 위해 200여명의 배심원 후보가 소집됐으나, 이날 중 배심원이 결정되지 않아 재판은 폐정됐다.다음 날인 4일 아침 나머지 50여 명의 후보자 중 배심원 선출이 끝난 뒤 검찰 측과 변호인단의 모두 진술이 이뤄질 예정이라고 루이스 카플란 판사는 말했다.
재판은 약 6주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재판에서 SBF는 FTX와 자매회사 알라메다 리서치의 고객과 투자자에 대한 사기와 공모, 자금세탁 등 7개 혐의를 받고 있다. SBF는 올해 1월 이뤄진 죄상 인정 여부에서 모든 혐의(당초 8개의 죄상)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형사소추 기각을 요구했으나 연방법원의 캐플런 판사는 6월 근거를 거의 전면 부인하며 혐의를 기각했다.
SBF는 지난해 12월 체포된 바하마에서 미국으로 송환된 뒤 약 2억 5,000만 달러(약 3400억원)에 보석으로 풀려나 캘리포니아 주 부모 집에 가택연금돼 있다가 올해 8월 증인을 간섭하려 한 혐의로 다시 수감됐다.
피고는 변호사와의 면담이나 증언 준비가 어렵다는 이유로 공판 중 일시석방을 요구했으나 카플란 판사는 9월 28일 피고의 요구를 기각했다. 캐플런 판사는 SBF가 유죄 판결을 받을 경우 ‘매우 긴 형기’에 직면할 수 있다며 “전망이 어둡다고 판단할 경우 도망의 우려가 있다”고 이유를 밝혔다.
모든 죄상에서 유죄가 인정될 경우 SBF는 최고 1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지만 실제 형량 판단은 캐플런 판사에게 맡겨져 있다.
FTX 전 임원도 증언 예정
FTX 공동설립자 게리 왕과 알라메다 리서치의 전 CEO 캐롤라인 엘리슨은 지난해 12월 이미 형사책임을 인정했으며, 수사에서는 검찰 당국에 협조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SBF의 재판에서는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법원 관계 자료에 따르면 엘리슨은 ‘FTX 고객에 대한 전신 사기’ ‘알라메다 리서치 대부업체에 대한 전신 사기’ ‘상품거래·증권거래 사기 공모’ ‘자금세탁 목적의 사기’ 등 7건의 기소 내용을 인정했고 왕은 4건의 기소 내용을 인정했다.
SBF와 과거 연인 관계에 있었고, 내부 사정에 정통했던 엘리슨의 죄상은 최대 110년 징역형에 이르는 것이지만 사법거래로 감형될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재판도
SBF에 대한 재판은 이번 것만이 아니다. 내년 3월에는 5개 혐의로 또 다른 재판이 예정돼 있다.
3월 공판에서는 뇌물수수 공동모의, 무허가 송금업 운영, 은행사기 공동모의 및 파생상품과 증권사기 혐의에 초점이 맞춰진다.
또 8월에는 정치헌금 의혹으로 그에 대해 추가 기소가 이뤄졌다. 피고인이 수십억 달러 규모의 고객 자금을 부정하게 유용하고 2022년 미 중간선거 전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에 정치헌금으로 총 1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공출했다는 혐의가 근거가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9월에는 피고인의 부모 앨런 조지프 뱅크먼과 바바라 프리드를 상대로 FTX로부터 수억원을 부정하게 이용해 사적으로 유용했다며 새로운 소송이 제기됐다. 두 사람의 변호사는 SBF의 재판 시작을 앞두고 배심 과정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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